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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갑론을박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승차공유 플랫폼 우버가 기업공개 후 첫 실적을 공시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우버와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의 가능성에 회의감을 가지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카카오 모빌리티와 쏘카 VCNC 타다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플랫폼 집중 현상을 우려하는 주장도 제기되며 분위기가 나빠지는 중이다. 그러나 이는 모빌리티 혁명을 지나치게 공유경제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며, 기술의 가능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우버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출처=우버

공유경제 기업 우버는 성립되지 않는다
우버는 30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무려 1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20% 올라간 31억달러지만 손실은 지난해 4분기 8억6500만달러와 비교해 1억3500만달러 늘어났다. 활성 이용자수는 9300만명을 기록하며 증가했다. 넬슨 차이 우버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를 두고 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으며, 다라 코스로우사히 우버 대표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우버 경영진의 호언과는 별도로 점점 커지는 손실에 주목하고 있다. 야심차게 기업공개까지 했으나 매출은 늘어나도 손실은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만 정부가 우버의 영업을 크게 제한하는 등 각 지역 시장 정복 로드맵이 흔들리는 장면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더 근본적인 문제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우버의 비전이 기존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사람은 소유를 선호하며, 공유경제에 기반을 둔 우버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특히 우버가 택시를 대체하는 순간 '본전'을 뽑기위한 약탈적 경제활동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러한 우려는 실체가 있을까?

'우버=공유경제 기업'이라는 전제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버의 차량공유 플랫폼 모델이 지속성을 가지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우버가 공유경제 기업이며, 이는 소유를 원하는 인간의 본능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전제부터 틀렸다. 우버는 공유경제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유경제는 로렌스 레식 교수가 2000년대 초반 화두로 꺼냈으나, 사실 그 이전부터 존재하던 개념이다. 그리고 이 개념은 재화를 창출하는 활동이 아닌, 일종의 합리적인 소비에 방점이 찍혔다.

시계를 과거로 돌려보자. 신분의 지위고하가 확실하던 시절, 막대한 부를 가진 소수의 지배층과 달리 대다수의 평민들은 작은 부를 나눠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에 한정된 자원을 가장 합리적으로, 즉 오랫동안 알맞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논의하게 됐으며 그것이 초창기 공유경제의 시작이다.

중세 유럽시절 마을에 공동 화덕을 설치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집집마다 화덕을 설치하면 자원의 낭비가 심하지만 공동화덕을 운영하면 자원의 낭비를 최대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공동화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망가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공유지의 비극이 벌어진다.

재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닌 이미 존재하는 한정된 자원을 합리적으로 소비하기 위한 방식에서 출발한 공유경제는 2000년대 초반 다시 등판하게 된다. 당시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부의 양극화 논란이 심하게 벌어지던 시기며, 월가 1% 시위가 벌어지던 시기다. 이 순간 로렌스 레식 교수의 손에서 재탄생한 공유경제는 재화의 합리적 활용이라는 전제를 유지하며 플랫폼 사업자를 등장시켰다.

즉, 공유경제 2.0 정도로 명명할 수 있는 2000년대 초반 공유경제는 여전히 재화의 창출이 아닌 재화의 합리적 소비에 방점을 찍었으나 공유지의 비극을 방지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자의 등장을 끌어냈다는 점이 다르다. 이는 아이폰을 시작으로 하는 스마트폰 모바일 혁명과 맞물리며 O2O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공유경제 2.0은 재화의 합리적 소비를 의미하는 기존 공유경제와 같으면서도 다르다. 같은 구석은 여전히 재화의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한다는 점이며, 다른 점은 공유경제 2.0의 경우 플랫폼 사업자가 등장해 공유지의 비극을 막으며 수익을 올린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엄밀히 말해 공유경제 2.0은 온디맨드 플랫폼 사업자로 불러야 한다. 이렇게 되면 공유경제의 색은 사라지고 플랫폼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진짜 온디맨드의 등장이 이뤄진다.

이들 온디맨드 기업들은 양극화가 심하던 2000년대 등장해 기존 공유경제가 추구하던 재화의 합리적 활용을 차용하기는 했으나, 수익을 올리는 플랫폼 사업자가 핵심이 되며 기존 공유경제와 완전히 멀어진다.

▲ 우버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출처=우버

우버는 물론 리프트, 에어비앤비도 공유경제 기업이 아닌 이유다. 사실 재화의 합리적 활용에 입각한 공유경제에서 재화를 창출하는 기업이 등장하는 것부터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들은 플랫폼의 온디맨드 기업이며, 우버와 에어비앤비도 스스로를 공유경제 기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온디맨드 기업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우버가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온디맨드 기업이기 때문에, 소유를 원하는 인간이 우버를 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상실한다. 온디맨드 플랫폼은 경제 악화, 혹은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이며 선택이 아닌 필요에 의해 탄생했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구독경제가 부상한 이유와도 교집합을 가진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한창인 당시 세계에서 경제 불평등 도시 2위를 기록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가 탄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최근의 온디맨드 플랫폼이 경제적 문제에 의한 어쩔 수 없는 당위에서 출발했으나, 그 자체로 혁신이 이뤄지는 장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재화의 합리적인 소비에 방점을 찍어 이에 집중한 플랫폼 사업자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시작됐으나, 기술의 고도화에 따른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은 '고작 앱'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작 앱'이 다양한 사회적 현상과 만나는 한편 이용자들에게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다른 기술과 만나거나 이종 플랫폼과 시너지를 내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기술 자체는 혁신적이지 않아도 기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생태계와의 접점을 통해 즉각적인 화학반응을 일으키면 '고작 앱'은 '세상의 혁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기술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클라우드 기술 하나로는 이 세상에 거대한 혁신이 벌어질 수 없다. 그러나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전혀 다른 기술이 하나의 장소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다양한 영역과 시너지를 일으킨다면 어떨까. 그 때도 클라우드를 고작 '고작 정보 저장하거나 공유하는 기술'로 부를 수 있을까. 온디맨드 플랫폼을 이해하면서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은, 플랫폼을 작동시키는 기술 하나만 보고 '별것 아니네'라고 단정하는 것이다.

그 '별것 아닌 기술'이 작동하며 파생시키는 사회적 파급현상을 봐야 한다. 우버는 고작 승차호출 앱일 뿐이지만 이를 통해 도시의 물류 운송 시스템이 변하고 열차와 버스와 연결되며 마이크로 모빌리티 플랫폼이 탄생하고 이동의 모든 것이 변한다. 이러한 흐름을 보지 못하고 우버는 물론 쏘카 VCNC의 당위성을 폄하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 우버 운전자들도 간혹 파업을 한다. 출처=뉴시스

그림자는 있다
온디맨드 플랫폼이 시대의 대세며,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라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온디맨드의 가장 큰 특징은 수요와 공급의 조절을 플랫폼 사업자가 주도한다는 것. 여기에 그림자가 있다.

한정된 재화를 합리적으로 공유하며 이를 관리, 공유지의 비극을 방지하며 수익을 올리는 플랫폼 사업자는 초창기 생태계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막대한 자금을 투여해 플랫폼을 안정화시키고 키우려 노력한다. 문제는 플랫폼이 안정화 국면에 접어드는 순간이다. 플랫폼은 수요와 공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권력을 가지게 되며, 이는 공급자에게는 상당히 불리해진다.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공급자를 대상으로 일종의 선별작업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공급자는 플랫폼에 필요이상 종속된다. 온디맨드가 노동 시장의 경직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온디맨드 플랫폼은 존속하기 어렵다. 중지를 모아야 한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이 독점 시장이라고 하지만 이는 산업계의 인식일 뿐이다. 그 연장선에서 오히려 온디맨드 플랫폼이 전체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장면도 연출된다. 현존하는 온디맨드 플랫폼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 기존의 산업에 모바일과 온디맨드 방식을 덧대며 작동하는 것도 우려스럽다. 명확한 사회 안전망과 합리적인 시너지 창출이 필요하다.

최근 업계에 '모빌리티=온디맨드'라는 공식에 고착화되는 점도 눈길을 근다. 공유경제가 온디맨드가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지만 모빌리티가 온디맨드와 같다는 점은 심각한 오해다. 모빌리티 혁명은 온디맨드의 틀 안에서 충분히 생명력을 얻을 수 있으나 반드시 같은 틀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당분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실제 사업자들 '모빌리티=온디맨드'라는 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그 이상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색다른 접근법도 중요하다.

자율주행차를 꼭 온디맨드 플랫폼 위에서만 작동시킬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고의 혁신은 모빌리티 진영에 더 강렬한 영감을 불어줄 것으로 보인다.

글_ 최진홍 기자
20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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