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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가 우버에 100억달러의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입니다. 디디추싱과 그랩, 올라택시 등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인도까지 아우르는 온디맨드 차량 서비스에 투자한 소프트뱅크가 마지막 난관인 우버까지 넘보는 분위기입니다. 트래비스 칼라닉이 물러나고 알파벳과의 소송, 내부 조직문화에 대한 악재까지 겹치며 흔들리고 있는 우버는 중대기로에 섰습니다. 소프트뱅크는 최대 22%의 지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규 이사회 이사 2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버를 몰아내고 대륙을 통일한 디디추싱이 에스토니아의 택시파이에 자금을 투자하고 기술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유럽에 진출한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습니다.(아직 유럽은 우버의 독무대) 미국의 리프트에도 소프트뱅크 투자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을 고려하면 손정의 회장은 우버를 제외한 모든 온디맨드 카셰어링 업체를 장악하려는 것 같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도움을 받아 비전펀드를 설립한 손정의 회장이 역시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은 우버와 일전을 벌이는 장면이 재미있습니다. 물론 소프트뱅크의 우버 지분 인수가 최대주주의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소프트뱅크가 왜 온디맨드 카셰어링 업계를 집요하게 노리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왜? 시장 자체의 성장과 초연결의 플랫폼 구축을 넘어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선 자동차는 포스트 스마트폰의 유력한 후보군이자 자율주행차로 향하는 초연결 생태계의 선봉입니다. 스마트홈에 머물러 있는 미래 생태계를 단숨에 스마트시티로 확장시킬 수 있는 매개이기도 하고요. SK텔레콤이 T맵과 누구를 연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네이버가 네이버랩을 돌려 자율주행차 비전을 타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스마트홈의 확장, 포스트 스마트폰의 가능성, 여기에 빅데이터 확보와 이에 따른 인공지능을 포함한 대단위 플랫폼 조성. 어차피 세상은 이동하고 데이터를 창출하며 그 열쇠는 탈 것에 있습니다.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디디추싱과 우버. 출처=뉴시스

공유경제는 없다?

간혹 사람들은 우버와 리프트 등을 공유경제 모델이라고 부릅니다. 사실일까요? 현재 나오고 있는 대부분의 공유경제 기업들은 모두 O2O의 방식을 잡은 온디맨드 사업이라고 봐야 합니다.

공유경제는 소비의 방식입니다. 계급사회를 거치며 자산이 부족한 사람들이 스스로의 자산을 모아 시너지를 일으켜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한 것이지요. 유럽 중세시대 화덕이 대표적입니다.

각각의 가정에 화덕을 설치하면 효율이 지나치게 낮지만 마을 한 중앙에 화덕을 설치하고 공동으로 사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1+1=10이 되는 겁니다. 소비의 효율적인 방식을 위해 1+1=10에서 탄생한 재화를 공동으로 점유하는 방식이지요. 여기에는 플랫폼 사업자, 즉 전문적으로 공동화덕을 만들어 수수료를 받는 사람이 없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은 화덕을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간혹 힘있는 자가 무리하게 사용하거나, 마을에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화덕이 꺼지는 등의 일이 벌어지니까요.

변화는 계급사회가 무너지고 자본주의가 시대를 지배하며 일어납니다. 사회 전반의 경직성이 사라지며 모두가 노력하면 부자가 되는 세상이 열렸지만, 기득권은 재빨리 만들어져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사다리를 치워버립니다. 불평등이 고조되고 자본주의의 폐혜가 드러나요. 그러자 2000년대 초 로렌스 레식 교수가 공유경제라는 패러다임을 꺼내듭니다. 1% 월가 시위가 벌어지고 2000년대 후반 자본주의는 극한의 삐걱거림으로 치닫는 순간입니다. 공유경제. "재화를 공동으로 소유하자!"

그러나 이건 공유경제가 아닙니다. 재화를 공동으로 소유하지만, 원래 공유경제는 이를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공유경제는 재화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가 등장해 수수료 모델로 수익을 창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모두 마찬가지에요. 이들은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O2O의 방향성을 잡아 공유경제와 비슷한 온디맨드를 창출한 겁니다. 공유경제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자를 굳이 만들자면 정부기관이나 비영리 기업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공유경제의 탈을 쓴 온디맨드 업체들이 플랫폼 사업을 하기 시작하자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으나, 이는 계급사회와 자본주의 시대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리스크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바로 노동시장의 경직화입니다. 온디맨드는 수요에 맞춰 공급을 제공하고, 이는 플랫폼 사업자가 조율합니다. 수요와 공급을 연결한다는 뜻인데 공급자는 자연스럽게 플랫폼 사업자가 필요로 하는 순간에 일을 할 수 있어요.

이렇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모든 사람의 비정규직화입니다. 우버이츠는 짬짬이 시간남는 사람들이 음식을 배달하죠. 우버택시도 마찬가지에요. 그러나 이것이 직업이 된다면?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고 자동차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나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짬짬이 일하던 사람들은 모조리 온디맨드 시장으로 유입되거나, 혹은 그 속도가 빨라질 겁니다.

불평등이라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공유경제 패러다임이 애초부터 소비의 방식이 아닌 플랫폼 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이 되다 보니 일종의 인지 부조화가 벌어지는 셈입니다. 우버의 등장이 글로벌 경제 위기가 극에 달하던 2009년, 불평등 지수 2위던 샌프란시스코에서 탄생한 것을 알아야 합니다. 최근 SK의 투자를 받은 미국의 튜로도 마찬가지입니다. 폐혜를 해결하기 위해 공유의 키워드를 꺼내든 것은 좋지만, 이는 또 다른 재앙의 시작이라는 뜻입니다.

▲ 출처=코트라 인용

중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중국의 공유경제가 화제입니다.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데이터가 가득한 거대한 내수시장에 공유경제 신바람이 났어요.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의 공유경제는 매년 최고 40% 증가가 예상됩니다. 공유경제산업이 2020년까지 국가 GDP의 10%를 차지할 것이며, 2025년까지 약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2020년까지 공유경제에 종사하는 서비스 일자리도 1억 명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공유경제 플랫폼은 585만 개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코트라는 그림자도 짚어냈어요. 기존 전통 서비스업과 대치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공유경제를 악용한 사건사고 발생 및 예기치 못한 사회 시스템상 불편이 초래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견제도 있겠죠. 체제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그러나 최근 중국경제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공유경제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마치 글로벌 세계경제 위기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가 탄생했듯이, 중국의 공유경제도 철저히 온디맨드로 움직이며 '불황'과 시작됐다는 뜻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해요. 부족하고 어려우니 플랫폼에서 저렴하고 편리한 수요가 몰리는 겁니다.

좋은 일일까요? 노동시장 전체로 보면, 아직은 비약일 수 있으나 온디맨드는 철저한 악입니다. 데이터는 플랫폼으로 몰리고 ICT 기술의 발전도 집중됩니다. 그 중심에서 경제가, 자본주의의 폐혜가 공유라는 키워드로 해결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노동자만 플랫폼에 묶여 언제나 대기상태. 일거리가 떨어질 때만 기다려야 합니다.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고민해야 합니다. 진짜 공유경제, 즉 소비의 공유경제는 국가기관이 플랫폼 사업자로 나서 사회 전반의 평등한 부의 배분을 추구하는 한편 플랫폼 사업자의 온디맨드 사업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기술과 트렌드의 확산을 막을 길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도 마련해야죠. 진짜 고난의 길은 지금부터입니다.

글_ 최진홍 기자
20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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