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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넷플릭스의 의미심장한 행보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페이스북이 미국 유명 언론인과 협력해 자체 뉴스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7일 발표했다. CNN과 폭스뉴스, ABC, 유니비전 등 방송사 4곳과 협력해 페이스북 워치라는 비디오 전용 플랫폼으로 새로운 뉴스 프로그램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유명 방송인 앤더슨 쿠퍼 CNN 앵커를 비롯해 셰퍼드 스미스 폭스뉴스 앵커, 호르헤 스미스 유니비전 앵커 등이 함께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지난달 22일 넷플릭스는 오바마 전 대통령,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와 정식계약을 맺었으며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콘텐츠 개발에 직접 참여하거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넷플릭스와의 계약 사실이 알려진 직후 성명을 통해 "공직 생활의 기쁨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경험을 나누는 것"이라면서 "넷플릭스와의 협력에 흥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플랫폼, 공신력에 눈 뜨다
페이스북과 넷플릭스는 각각 글로벌 SNS, OTT 플랫폼의 최강자다. 이들이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인과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ICT 플랫폼의 콘텐츠 전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많은 ICT 플랫폼 사업자들은 매력적인 콘텐츠를 빨아들이는 일종의 생태계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자체 콘텐츠 제작을 통해 플랫폼의 가치를 키우는 쪽으로도 집중하고 있다. OTT의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인 '하우스 오브 카드'로 대박을 치며 플랫폼의 가치를 알렸고, 여기에 콘텐츠 큐레이션 전략을 빠르게 도입해 시청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시킨 사례로 꼽힌다.

넷플릭스는 실제로 플랫폼 로드맵을 구사하면서 콘텐츠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 넷플릭스의 연간 콘텐츠 예산은 80억달러며, 이는 지난해 매출 117억달러와 비교해 70% 수준이다. 일각에서 넷플릭스를 기술회사가 아닌 콘텐츠 수급 회사로 평가하는 이유다.

리드 헤이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콘텐츠 수급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외부 콘텐츠 수혈에도 집중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전통의 콘텐츠 강자 디즈니를 시가총액으로 눌렀으며, 가입비를 인상했음에도 구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넷플릭스의 옥자 제작 지원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출처=뉴시스

ICT 플랫폼 강자들이 오픈소스를 지향하면서도 자체 콘텐츠를 늘리는 방식으로 플랫폼 영향력을 올리고 있지만, 최근 페이스북과 넷플릭스의 행보를 단순히 변화된 플랫폼 전략으로만 이해하기는 부족하다. 그 이상의 목표가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공신력 확보라는 키워드가 부상하는 순간이다.

페이스북은 오랫동안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지탄을 받았다. 최근에는 초유의 개인정보유출 논란으로 플랫폼 공공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4개 방송사와 함께 자체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결국 공신력있는 뉴스 콘텐츠를 제작해 가짜뉴스와 관련된 플랫폼 공공성 저해 논란을 해소하려는 목표도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을 중심으로 언론사와 협업을 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최근 스트리밍 시장의 대세로 부상하고 있는 동영상에 집중해 강력한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는 장면이 흥미롭다.

CNN과 폭스뉴스, ABC, 유니비전 등의 방송사들이 각각의 좌우 이데올로기를 모두 표방하는 방송사라는 점도 중요하다. 넷플릭스는 유명 앵커, 방송사와 협력해 플랫폼의 공신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매력적인 콘텐츠로 플랫폼의 강점을 소화하면서 뉴스 영역의 거대한 구심점 역할을 노리고 있다.

▲ 미국의 유명 앵커인 앤더슨 쿠퍼. 출처=뉴시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넷플릭스와의 계약에 앞서 콘텐츠 제작사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Higher Ground Productions)을 설립해 콘텐츠 제작에 나선 바 있다. 넷플릭스를 이를 적절히 활용해 전직 미국 대통령이라는 정치적인 인사와 손을 잡았으나, 2019년 방송 예정인 오바마 전 대통령 프로그램에는 최대한 정치색을 배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라는 검증된 인사를 통해 플랫폼 공공성을 살리는 한편,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스토리텔링에 주목해 생태계를 키우는 방식이다. 페이스북이 4개 방송사 모두와 협력해 이데올로기의 편중을 경계하는 조심스러운 장면과 동일하다.

글로벌 ICT 플랫폼 기업들이 공신력을 확보하려는 장면은 다양한 영역에서 목격된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유권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유권자에게 선거를 독려하고 올바른 투표 방법을 안내하는 온라인 홍보도 진행했다.

오는 11일에는 케이티 하베스(Katie Harbath) 페이스북 국제정치선거협력 부사장도 방한할 예정이다. 선관위와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2018 서울국제선거포럼 참석차 방한하는 하베스 부사장은 포럼에서 가짜뉴스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 및 이에 대한 페이스북의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할 전망이다. 트위터도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을 중계하며 '세상의 소식지'라는 플랫폼 입지를 크게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ICT 플랫폼이 공신력을 확보할 경우,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강점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ICT 플랫폼은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의 삶에 빠르게 녹아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ICT 플랫폼을 믿지 못한다'는 정서가 감지된다. 이를 공신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ICT 플랫폼의 생활밀착형은 더욱 강력해지며, 자연스럽게 플랫폼 생태계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

▲ 페이스북이 오바자 전 대통령과 손을 잡았다. 출처=뉴시스

네이버, 카카오가 뉴스를 만든다면?
최근 네이버는 플랫폼 공공성 시비에 직면했다. 특히 언론사 콘텐츠를 둘러싼 논란이 깊어지고 있다.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도 비슷한 고민과 직면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ICT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페이스북과 넷플릭스처럼 자체 뉴스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어떨까?

현실 가능성이 낮다. 당장 ICT 플랫폼이 언론을 좌우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각계의 공격이 쇄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ICT 플랫폼이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외국 ICT 플랫폼 기업들의 사례에서 조금씩 증명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체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위험요소가 많다"면서도 "콘텐츠 생태계를 위해 한 번은 고려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글_ 최진홍 기자
2018.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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