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의 경제학 ②] "나올 건 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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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의 경제학 ②] "나올 건 다 나왔다"
  • 정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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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부터 꽃다발까지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철저하게 취향을 타는 서비스까지도 구독 경제 속에 편입됐다. 월 1만8000원에 커피 원두를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인 빈브라더스와 월 4900원부터 4만9900원 사이에 다양한 꽃다발을 배송받는 꽃 구독 서비스 꾸까 등이 그렇다. 실물을 받아보는 서비스는 전통적인 구독경제에 더 가까운 형태지만 의류 구독 서비스 ‘트렌디’처럼 빌려 쓰고 다시 반납하는 ‘렌트’ 형태의 구독 서비스도 꾸준히 등장한다.

렌트형 구독 서비스 중에서 최근 주목받는 것은 자동차 구독 서비스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내놓은 제네시스 스펙트럼은 월 149만원으로 중형 세단 G70과 준대형 세단 G80, G80스포츠 3개 모델을 매월 최대 2회씩 바꿔 탈 수 있다. 제네시스 스펙트럼의 경우 36개월 할부로 차를 구입하는 비용과 비슷한 수준의 월 사용료를 요구한다. 이 서비스의 경우 렌트카 서비스와 상당 부분 유사한 점을 갖지만, 렌트카보다 절차가 더 간편하다. 일각에선 신형 제네시스가 나오기 전 수요를 묶어두려는 목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BMW에서도 비슷한 서비스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공개한 ‘올 더 타임 미니’는 BMW미니와 커넥티드카 플랫폼 서비스 기업 에피카가 선보인 자동차 구독 서비스로, 3개월 체험판 멤버십인 트라이얼과 1년 정규 멤버십인 레귤러, 두 가지 상품을 제공한다. 트라이얼 멤버십 회원은 3개월 동안 2주 단위로 45만원에서 50만원 사이의 구독료를 내고 6개의 차종을 랜덤으로 배정받는다. 레귤러 회원은 1년 중 최장 6개월간 원하는 달에 89만9000원에서 99만9000원으로 차종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 리드 헤이팅스가 이끄는 넷플릭스로부터 최근의 구독경제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출처=뉴시스

[박스형 기사] 자동차 렌트와 리스, 구독 뭐가 다를까?

현재 각 브랜드들이 내놓은 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렌트카의 다른 형태로 받아들여진다. 표면적으로는 자동차 브랜드가 전면에 나서지만, 보통 소비자들에겐 렌트카 업체가 보유한 차량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다만, 초기 보증금을 낼 필요가 없는 곳도 있고, 계약기간 중에 해지하는 조건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매력이다.

리스의 경우는 차를 제공하는 주체가 렌트카 업체가 아니라 금융사라는 점이 다르다. 허하호가 표기된 번호판도 리스의 경우엔 없다. 때문에 대여한 차량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고객들은 리스를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리스는 금융거래이기 때문에 채무로 잡히고 신용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디자인 교체

구독 경제의 최대 수혜자… 넷플릭스

구독 경제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는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미디어 기업이다. DVD 대여사업으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2010년 월정액 구독 형태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탈바꿈했다.

구미가 당기는 콘텐츠를 무기로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넷플릭스는 지난 4월 16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전 세계 1억4890만명으로 작년보다 8% 더 증가했다. 전 세계의 인터넷 이용인구가 39억명 정도라고 하니 엄청난 수치다. 진출한 지 3년밖에 안 된 한국의 가입자 수도 벌써 24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월 6500원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로만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 전용 상품 출시와 함께 주단위 요금 결제 시스템 도입을 고려하는 등 가격차별로 빈틈을 촘촘하게 매우고 있다.

[박스형 기사] 넷플릭스의 가격전략이 가능한 이유

기업의 입장에서는 한 번에 일시적으로 구매하는 제품을 원가 이하로 판매할 경우 향후 수익을 회복하기 어려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격 할인폭에 제한이 있다. 그러나 구독경제 모델을 활용할 경우 가격전략의 유연성이 커진다.

강우성 동국대 경영학 교수는 “구독경제모델의 경우 시장진입 시 원가 이하의 가격을 책정하기가 쉽고, 특히 넷플릭스가 판매하고 있는 콘텐츠의 경우 비용이 대부분 고정비이고 변동비가 거의 없기에 아주 공격적인 시장 진입가격 책정이 가능하다”며 “실제로도 넷플릭스는 국가별로 상이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시 이전부터 넷플릭스와의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월트 디즈니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디즈니+)’도 눈에 띈다. 올해 11월 출시되는 디즈니 플러스는 월 6.99달러로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 지오그래픽 콘텐츠를 모두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콘텐츠가 그야말로 막강하다. 밥 아이거 월트 디즈니 CEO가 “넷플릭스에서 모든 디즈니 콘텐츠를 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콘텐츠가 사라졌을 때 넷플릭스가 받을 타격 또한 관심을 끄는 대목 중 하나다.

현재 전 세계 200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와 비교해 가격적인 면에서 메리트가 있다는 평가다.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첫 달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후 첫 6개월은 2.99달러로,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면 5.99달러로 전환된다. 한국에서도 이용할 수 있지만 한국어 자막을 제공하는 콘텐츠가 많지 않아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에 비해 만족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다.

▲ 전자책 시장에서도 구독경제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디지털 속 아날로그 감성도… 전자책 구독 서비스

여전히 사랑받는 ‘독서’도 구독경제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자칭 ‘독서계의 넷플릭스’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밀리의 서재는 월 1만1000원으로 약 3만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다. 매월 총 30개의 책꽂이에 자유롭게 책을 빌리고 반납하며 읽을 수 있다. 다만, UI가 사용하기 불편하다거나 앱이 불안정하다는 후기가 있다. 밀리의 서재와 자주 비교되는 서비스는 리디북스의 리디셀렉트다. 리디셀렉트는 밀리의 서재보다 지원하는 책의 수는 더 적지만 앱이 더 안정적이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리디셀렉트는 월 6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교보문고의 Sam은 선택지가 더 다양하다. 월 9900원에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Sam 무제한 서비스도 있지만, 이용권수와 기간을 나눠 차등적으로 다양한 요금제를 설정했다. 예를 들어 ‘Sam 이용권2’는 2권을 30일간 7000원에, ‘Sam 이용권3’은 3권을 30일간 9900원에 이용하는 식이다. 한번 다운받은 도서는 180일간 이용할 수 있고 이용하지 않은 이용권수는 다음 회차로 이월된다.

▲ 구글 스태디아 등 클라우드 게임도 구독경제의 일환이다. 출처=뉴시스

게임도 구독한다… 게임은 하나, 기기는 여럿이 대세

게임도 구독하는 시대다. 2017년 소니에서 게임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소니의 게임구독 서비스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는 플레이스테이션3의 게임 450여종을 월 19.99달러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4에서는 재생이 안 되는 이전 세대 게임들을 기기 없이 컴퓨터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 3월에는 구글의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가 공개됐다. 스태디아는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로 다운로드 없이 접속만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데스크탑으로나 TV로도 자유롭게 옮겨갈 수 있다. 구글이 내놓은 서비스인 만큼 파급력이 엄청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관련 업계 종사자들 사이엔 당장에 ‘지연’이 문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5G의 상용화와 함께 게임을 비롯, 5G콘텐츠에 힘을 주는 LG유플러스와의 협업이 알려진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도 클라우드 기반 게임 구독 서비스다. 포트 나이트, 리그 오브 레전드 등 PC방에서 즐기던 500여개의 게임을 스마트폰, 컴퓨터, IPTV로 즐길 수 있다. 콘텐츠 서비스 기업으로 방향을 튼 애플도 올 가을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서비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이 게임 구독 서비스에 5000억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디자인 교체
▲ 디자인 교체

[박스형 기사] 무료인 구독 서비스… 돈은 어디서 벌까?

구독 자체가 무료인 서비스도 꽤 있다. 구글이 제공하는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나 인터넷 기반의 라디오 서비스 팟캐스트가 그렇다. 공통점은 플랫폼 자체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런 플랫폼들은 보통 광고로 수익을 얻는다. 유튜브의 경우 앞뒤에 붙는 짧은 광고, 영상 중간에 삽입되는 중간광고 등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붙는다. 팟캐스트도 마찬가지다.

팟캐스트의 경우, 강연이나 책 발매 등 오프라인 행사로 수익이 이어지는 경우가 다수 있다. 유튜브의 경우는 프리미엄 멤버십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 광고 없이 콘텐츠만 감상하기 위해 소비자가 광고비를 직접 지불하는 것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월 1만원의 구독료를 지불하면 광고 없이 콘텐츠를 연속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앱을 종료하지 않는 이상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백그라운드에서 끊김 없이 재생할 수 있다. 최근엔 자체 제작 콘텐츠들도 빠르게 내놓고 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