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 화웨이...표준단체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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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화웨이...표준단체도 버렸다
  •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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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고민 커진다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며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와이파이연맹과 SD협회가 화웨이 퇴출에 동참해 눈길을 끈다. 안드로이드의 구글과 칩 및 부품의 퀄컴, 인텔 등에 이어 글로벌 표준단체도 화웨이 배척 동참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니케이아시아리뷰 등 주요 외신은 26일(현지시간) 와이파이연맹이 화웨이의 회원 자격을 일시 정지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가 무선 인터넷 기술의 대표인 와이파이와 멀어지는 순간이다. 와이파이연맹이 화웨이의 회원 자격을 박탈한다고 당장 화웨이가 와이파이 기술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회원의 자격으로 표준 논의에 참여하는 것은 배제될 전망이다. 글로벌 기술 표준 논의의 장에서 멀어지는 것 자체가 화웨이에게는 타격이다.

▲ 와이파이협회가 화웨이를 퇴출시켰다. 출처=갈무리

소형 저장장치인 SD 메모리카드 기술 표준 단체인 SD협회도 화웨이 배제 방침을 정했다. SD협회는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화웨이와 결별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화웨이 글로벌 표준 논의 아젠다 기능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블루투스 분야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화웨이 노트북 판매를 중단하는 한편 글로벌 이커머스의 강자 아마존도 반 화웨이 행렬에 동참하는 등, 미국의 화웨이 압박은 점점 심해질 전망이다. 화웨이는 TSMC와의 협력을 내세우는 한편 스마트폰에서는 자체 운영체제 훙멍 도입을 시도하며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고립무원’에 빠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화웨이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기는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압박이 중국 기술굴기 압박 등 미중 무역전쟁의 큰 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는 경고가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이 거대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무조건 차단할 경우 이 과정에서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궁지에 몰린 중국이 희토류 전략 무기화 및 자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에 나설 경우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국내 기업도 전전긍긍이다. 화웨이의 어려움이 이어지며 삼성전자 및 LG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전략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가 빨라질수록 글로벌 반도체 및 부품 시장 전체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나아가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이 ‘미국이냐, 중국이냐’는 양자택일을 강요받게 되면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